
정말 재미있었어!
초고교급 검투사★★★★★
검투사는 본디 고대 로마의 투기장에서 싸우는 투사를 이르는 의미이나, 현재 개최되는 투기장에서 싸우는 자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인권 문제와 안전 문제로 인해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언론에 기고되기도 하고, 정계에서도 찬반을 넘어선 다양한 이해득실로 하루가 멀다 하고 시끄러운 직업이다.
고대 로마에서 개최되는 투기장에서 싸우는 직업을 일컫었으나, 오늘날 현대에 열리는 투기장에서 싸우는 자를 총칭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검과 방패, 그물과 창 등의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싸우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전투의 목적은 살상이 아니라 기교와 지혜를 뽐내며 명예로운 승리를 거머쥐는 것에 있다. 검투사와 타 스포츠인의 차이에는 무구의 활용과 다양한 전투방식에 있다. 인간과 짐승이 맞붙거나 단체로 짐승을 사냥하거나, 인간과 인간이 싸우는 등의 안전을 극단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투쟁방식이 검투사의 인기 요인이자 비판받는 요소이다. 동물권 침해, 인권 침해, 안전 불감증, 폭력성, 도박, 생명 경시에 이르기까지 꼽자면 수도 없이 제시할 수 있는 단점들이 즐비하지만, 그것들을 전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압도적인 장점은 자극이다. 실제로 눈 앞에서 벌여지는 살육과 투쟁, 인간이 한계까지 머리를 써서 펼치는 기예와 속임수가 난무하는 전투, 적이 지쳐서 항복하거나 죽으면 끝인 단순한 판정까지, 두뇌의 말초신경을 태우는 생생한 자극에 수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투기장 입장권을 사려고 매달리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다. 현재 투기장이 개최되는 국가는 일본 뿐으로, 투견이 합법인 국가 중에서 제일 먼저 투기장으로 발전하여 판이 커졌기에 가능한 수순이다.
음지에서 즐기던 투견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관련 사업도 덩달아 상승하게 되었는데, 침체되던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으며 “과연 자본에 이끌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포기해서야 되겠냐” 는 비판이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투기장으로 인해 천문학적인 수입이 들어오며 경제가 활성화 되고 있는걸 체감하고 있는 일본은 투기장 사업에 함부로 저지를 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설상가상으로 외국에서도 수익을 위해 투기장의 합법을 고려하는 여론이 일어나며 사업거리를 찾는 거대 자본들이 투기장 관련 사업에 투자금을 촘촘히 뿌리내리고 옭아가는 중이다.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돈벌이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상황에서, 검투사를 재능으로 인정하고 스카웃하자 사쿠라토모 학원에 격렬한 비판이 몰아쳤다. 분명히 전대미문의 경제부흥을 일으키는 산업의 주축이지만, 사회적 진보와 권리들을 하락시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재능이 있는지에 대한 것은 반론없이, 초창기의 검투사이자 연전무패, 수 많은 술수와 기교로 상대를 패배시키는 전설에 가까운 전투능력, 투기장을 범국가적 사업으로 일궈놓은 최정상의 예능인이자 검투사의 대명사로 불리기까지 하는 터라 반박할 자가 없다. 이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옹호와 비판 중 어느 것이더라도 논의를 꺼내려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수준으로 수 많은 대명사가 그의 이름을 대신한다. 황제, 투신, 검노 등의 다양한 칭호로도 그가 그임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원점이자 정점에 선 검투사가 오로지 단 한 명 외에는 존재하지 않아서이다.
이누코
Inuko
犬子
성별 여
키/몸무게 181cm / 99kg
생일 1월 4일
혈액형 Rh+O
국적 일본
나이 19세

성격
쉽게 질림 / 비공감적 행동 / 느긋함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는 성격이었으나 2년이 되어가도록 학교에 갇히느라 이래저래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세상에 걱정이 없는 사람처럼 모든 스트레스에서 한 발 물러난 긍정적인 사고로 학교생활을 최고로 즐기고 있어야 했으나... 2년이 되어가니 이제 학교에서도 즐길 것이 없어 보던 영화를 또 보던가, 보던 만화를 또 보고, 이제는 하던 이야기를 또 하는 상황에 굉장히 지루해하는중. 여전히 무언가를 믿는 구석이 있는 것처럼 느긋하고 대범한 인물이다. 여전히 항상 걱정없는듯이 다니지만 최근에는 굉장히 지루해하고 심심해해서 다른 친구들을 은근히 괴롭히는데 도가 텄다.
타인의 불안이나 걱정을 신경쓰고, 고통도 신경쓴다. 물론 공감과 위로는 전혀 다른 문제다. 역시 제대로 사과를 하지만 마음도 담기지 않고 공허한 울림이라 더욱 화만 돋우는 모양.
여전히 감정교류에 익숙하지 않은 모양. 깊은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 아니라면, 가볍게 놀고 깨끗하게 털기 좋은 인물임이 여전하다.
+
폭력적 / 나쁜 인성 / 쾌락적
눈 앞의 자극과 당장의 쾌락을 쫓는 경향이 있으며, 폭력에 대한 역치가 매우 낮다. 힘이 가진 자라면 으레 이루어질 인성교육을 받지 못해 약자에 대한 배려나 걱정이 전혀 없어 끔찍한 일을 저지를 확률이 크다.
겉으로 보이는 긍정적이고 느긋해보이는 성격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당장의 즐거움과 행복만을 쫓기에 여유로워 보일 뿐, 자신의 힘 하나만을 믿고 뻔뻔하게 구는 것이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그냥 힘으로 때리거나 꺾어버리면 되는데 뭐가 걱정이냐는, 다분히 폭력적인 성정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내놓는 해결책들을 들어보면 대부분이 힘으로 꺾어누르는 경향이 보이는데, 스스로 이것이 왜 폭력적인지 인지하지도 못하므로 해결책이 문제라고 말해주더라도 고치기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약자를 향한 스탠스도 위와 같다. 약자가 불합리한 일을 당하거나 괴로운 일을 당하면 약하니까 어쩔 수 없는것이라는 뻔뻔한 말을 내세울 것이다. 전형적인 인권감수성이 굉장히 낮은 상태로, 상대방이 화를 내는것에 사과를 하더라도 그건 기계적인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질 수 없는 상태인지라 자신이 겪더라도 똑같은 답을 내밀 것이다. 이해능력이나 지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나, 그동안 교육받고 겪어온 환경이 있기에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스탠스가 이해받고 용서받을 부류는 아니므로 상대가 싫어하고 꾸준히 거부하면 일단은 거리를 두는 정도의 사회성은 지니고 있다.
이런 단순하고 편리한 성격도 수위 높은 폭력 앞에서는 굳는데, 투기장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이해하고 단숨에 강한 스트레스가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피냄새가 나는 곳에서 마음을 놓고 있다가 짐승에게 습격당해 죽거나 칼에 맞는 일은 빈번한 일이므로, 강한 흥분을 하면서 말수가 많아지고 무기가 될 만한 것을 눈여겨 보기 시작한다. 폭력에게서 눈을 돌리게 한 후 안전하다고 여길 만한 공간으로 데려다 놓으면 점차 나아지기는 하나,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고 스스로가 폭발해서 난전을 벌이거나 원인을 제거해서 흥분을 가라앉혔으므로 진정해서 나아질 수 있는 방법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급성 스트레스 때문에 쾌락주의 성향이 커진 것도 있으며, 피를 보는것이 박수세례를 받는 재능의 특성 상 부추겨지는 일만 있었으므로 나을 일은 요원하다.
요약하자면 불나방 같은 인물이다. 스스로 깨달을 확률은 극히 적으며, 깨닫더라도 해결방법을 찾기가 힘들 것이다.
기타사항
-여전히 셔츠와 경갑바지 위에 드레스를 입고, 또 위에 중갑을 입었다. 방어구를 해제하는 것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양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이제 기초적인 실생활 한문정도는 알게 되었다. 질문이 훨씬 적어졌을까? 공부를 즐기는게 아니라 이제는 할 일이 없어서 공부를 한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상황이다.
-여전히 바게트 빵을 좋아한다. 자주 빵을 통째로 뜯어먹고 있는 광경이 보인다. 자신이 가져온 바게트 빵은 곰팡이가 피고 딱딱하게 말라버려서 그냥 보관만 해두고 있다.
-만화와 영화, 그리고 학교를 열심히 쏘다니지만 이 년 내내 본 것이라서 이제는 별로 손을 안대고 있다.
+
-’요코즈나 아키타’라는 이름은 투기장 초창기에 쓰던 예명이다. 최우승 투견을 이르는 ‘요코즈나’와 투견 종류 중 하나인 ‘아키타 견’을 합한 이름이며, 유명세를 타고 배팅되는 금액이 과도하게 쏠리자 이후로는 예명까지 숨기고 출전하여 이름을 아는 자는 별로 없다.
-출생 신고를 받은 이름은 스스로도 모르며, 알고 싶은 생각도 없다. 아버지는 죽었고, 어머니는 생사를 모른다. 혈액형은 검사를 통해 알아냈으나 실제 생일은 불명이므로 출생 신고날을 생일로 정했다.
-아버지의 부채 탕감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빚을 지고 있지만, 재산에 대해 교육을 받지 못해 불법인지 합법인지 구분조차 하지 못한다. 단지 개인 사유재산을 가지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라는 사실만 이해하고 있으며, 투기장 우승 후 받는 치료나 식사, 장비보완이 보상이라고 여기고 있다.
-평소의 식사를 대부분 개사료를 먹는다. 모욕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농축 고열량으로 이루어진 음식이기 때문이다. 물론 맛이 없으므로 투기장 대회가 끝난 후 주는 상을 손꼽아 기다린다. 받는 종류는 주로 바게트.
-검투사 일을 좋아한다. 투기장에서 패배하더라도 고등 상품 취급을 받으므로 죽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자신이 이 일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이해하고 있다. 꾸준히 폭력에 노출되어서 사고방식이 고정된 것도 한 몫 한다. 애초에 다른 삶에 대한 경험이 극단적으로 적어 불만 자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므로 동정하거나 도와주겠다고 하더라도 호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말단 야쿠자가 애인을 통해 낳은 자식이다. 흔히 그렇듯이 제대로 보살핌을 못 받고 방치당했었으나, 야쿠자가 관리하는 투견장에서 투견들에게 밥을 주고 훈련을 시키면서 한 사람 몫의 밥값을 하게 되며 조용하고 무난한 삶을 짤막하게나마 이어갔다. 단순히 식사를 주고 잠자리를 허락했을 뿐, 출생신고를 한다거나 교육을 챙긴다는 부류의 보살핌은 아니었다. 어머니에 대해 물어보면 빚을 못 갚았다는 분노와 화풀이용 폭행이 돌아왔었고, 실제로 투견장에는 노름판을 벌이는 광경이 흔하게 벌어졌다.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나 예절교육이 이루어질 리 만무했으며, 입학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도록 제대로 말을 못 배우고 있었다. 게다가 근처에 비교군으로 삼을 정상적인 어린이나 보호자는 커녕, 도박꾼이나 빚쟁이 같은 부류가 득시글거렸으므로 자신의 현재 상황에 불만은 커녕 의심조차 가지지 않았다. 돈으로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돈을 벌지 못하는 자신이 낮은 대우를 받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뼛속 깊이 여기며 살아왔다.
단순히 투기장에 발을 들인 계기는 별 것 없는데, 명목상 보호자이자 아버지인 말단야쿠자가 조직의 돈을 빼돌리려다가 적발되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요구하는 거액의 복리와 원금을 갚을 수 있을리 없었고, 아버지는 처리되었으며, 자식은 딱히 돈을 뽑아낼 구석이 없어 똑같이 처리하기로 했다. 악성 채무자들이 그러했듯이 앞으로의 싸움을 위해 개들에게 사냥감을 던져주고 피냄새를 맡게 해 흥분시킬 목적이었으나, 결과가 조금 달랐다. 열 살이 채 안되는 어린애가 덤벼드는 투견들을 맨 손으로 싸워 때려눕힌 것이다. 단순히 개를 더 풀어 죽일 수도 있었으나, 투견장 측에서는 어린애와 투견이 싸우는 장면에 흥분하며 환호하는 도박꾼들에게서 새로운 사업의 냄새를 맡았다. 더 자극적인 경기로 더욱 돈을 벌 수 있다면 나쁜 일만은 아니었고, 즉시 죽이는 것보다는 남은 명줄을 내버려둬 연장시켜 주는게 자잘한 자금이라도 더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삶이 투견과 싸우고 죽이는 일로 넘어간 순간이었다.
인간과 투견이 싸우는 일은 어둡고 자극적인 흥미를 이끌어냈고, 투견장에는 색다른 도박을 찾기 위한 인간 쓰레기들로 북적거렸다. 이게 큰 사업이 될 수 있다는걸 눈치챈 야쿠자 측의 자본 투자와 구경꾼들의 수요가 아귀가 맞아떨어지면서 판이 커지고, 인간과 개에서 더 크고 다양한 짐승으로, 더 많은 채무자들을 투견장에 밀어넣고, 저열한 욕망과 흥분이 산업을 일구는 걸 막는 자는 없었다. 그렇더라도 당사자에게는 그다지 나쁜 일이 아니었다. 투견판에서 유명해지며 자신에게 거는 판돈이 커지면서 대우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인기몰이를 위해 잘 먹이고 잘 입혀주고, 좀 더 오래 선수로 사용하기 위해 보호장비를 착용시켜주기 시작하고, '요코즈나 아키타'라는 의미 모를 멋진 이름까지 받고, 나중에는 아버지의 비합리적인 채무를 지우기 위해서라지만 출생신고를 했다면서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사람도 될 수 있었다. 그 주변에 이런 일은 잘못되었다고 말해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것이 당연했고, 돈이 없으면 죽고, 살아나면 값어치를 인정받는 극단적인 논리는 지금까지의 짧은 생에서 아주 견고한 논리였다. 얌전하고 유순한 것보다는 적을 더욱 잔혹하고 화려하게 사살하는 것이 박수갈채와 찬사를 받는 나날, 경쾌하리만큼 단순하고 직관적인 논리에서 가여움이나 동정을 배울 기회는 약간도 없었으며 삶에도 필요치 않았으므로 스스로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건 추호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사업이 번창하면서 투견장 측에서는 양지로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을 짜게 되었는데, 온갖 문제가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일단 투견이 합법인 상태였다. 본래 투견장의 다른 형태인 투기장이라는 명목으로 사업을 양지로 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야쿠자의 자본이 개입되어있는 상황에서 국가에서 제대로 규제를 걸기에도 힘든 상황으로 흘러갔다. 무엇보다 스포츠와 투견의 종합이라는 그럴싸한 명목이 있었으며, 벌리는 액수가 많았다.
높은 세율이 부과되어서 들어오는 돈이 많아지니, 일본의 내수자본의 사정 상 규제해서 신생 자금줄을 죽이기도 애매한 위치가 된 것이다. 외부의 규제 요구나 인권에 대한 논의보다, 눈 앞의 막대한 액수는 당장 국민연금에 대한 문제나 국채의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출구가 되었다. 당장 도박빚을 못 갚고 떨어지는 악성 채무자들이 내일 없이 사라질지언정, 국가 측에서 보자면 술이나 담배와 같이 높은 고세율과 수익을 보장해주는, 게다가 사업의 확장과 발전의 탄탄대로가 눈 앞에 펼쳐져 있는 신생 거대산업의 초석으로 해석된 것이다. 지금까지도 투기장이 외신이나 인권단체의 강력한 클레임 대상이 되더라도 일본에서는 투기장이 규제당하지 않고, 오히려 외국으로까지 성장하고 있는 이해득실의 합치였다. 이런 서로간의 실리가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서 투기장을 새로운 스포츠로 공고히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 건 ‘요시즈나 아키타’의 공이 컸다. 피가 튀고 잔혹하고 단순한, 지금까지의 투견과는 다른, 고대 로마의 투기장과 같이 수 많은 무구와 기예를 펼쳐 짐승들을 사냥하는 모습이 영상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퍼지기 시작했다. 안전이나 스포츠 정신 외에, 생존을 위해 실제로 벌어지는 투쟁이 타 예능 프로그램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사로잡은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었다. 티켓이 팔리고, 경기 횟수가 늘어나며, 투기장의 선수로 서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점점 투기장이 막대한 상금을 내걸기 시작하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장 참가자들이 줄을 서고, 무기를 들면서 규모가 커지자 다양한 투기 방식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각자의 무구로 서로 싸운다던가, 무리를 지어 흉폭한 맹수를 사냥한다던가, 스포츠처럼 토너먼트 형식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등의 다채롭고 이색적인 투기 경기가 개최되며 겉잡을 수 없이 투기장 산업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렇더라도, 결국 최후의 우승자는 대부분 ‘요코즈나 아키타’ 였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배팅 금액의 분포나 긴장을 위해 ‘요코즈나 아키타’라는 예명을 사용하지 않고 익명이나 가명을 사용해 출전하게 되어 초창기의 투기장 관람객이 아니라면 예명을 알기 힘들게 되었지만, 그런 것은 별로 상관이 없다. 투기장의 최우승자, 최고의 검투사라고 한다면 단 한 명 외에는 그 대명사를 감히 사용할 자가 없기 때문이다.
-투기장의 개최부터 지금까지 ‘요코즈나 아키타’가 개입하지 않은 부분은 없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그에게 주어진 보상이나 자유는 막대한 산업을 일궈낸 것에 비하면 아주 작다. 살아온 인생 전반을 걸쳐 투견장에서 투기장까지 보내왔지만 스스로 자아를 가지고 한 게 아니다. 실상 자신이 제대로 무엇을 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일련의 상황들이 어떠한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극단적으로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가 선택해서 이 자리에 섰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손쉽게 사람이나 짐승을 해치는 것도, 교육을 못 받은 것도, 심지어 몸이 다쳐서 투기장에 설 수 없게 되면 쓰레기처럼 버려질 것이라는 것도 전부 자신이 고른 일이라 여기며 의심이나 후회도 없다. 단순히 하루를 잘 넘기고 소소한 행복을 즐기면 끝일 뿐, 그렇기에 지금까지 진정으로 아무런 고민 없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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